언론은 뉴스메이커를 쫓을 수밖에 없다. 좋은뉴스, 감동뉴스 등등을 아무리 부르짖어도 모든 언론 앞에 놓여진 현실은 치열한 경쟁 외엔 없다. 때문에 몇몇 뉴스메이커는 자연스럽게 언론을 독점한다.
연예매체의 경우 그 정도는 심하다. 가수 이효리가 대표적인 예다. 최근 개봉한 한국영화 '놈놈놈'은 스크린 독점논란에 휩싸였다. 따지고 보면 이효리의 언론독점 현상도 만만치 않다.
물론 이것은 이효리가 희망한 것일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뉴스감이 되기 때문에 수많은 연예매체들이 스스로 앞다퉈 이효리 보도경쟁에 나선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효리 언론독점 현상의 이면에 치밀하고 영악한 언론플레이 전략이 숨어있다면 씁쓸하지 않을 수 없다.
대중문화의 속성 자체가 승자와 1등이 모든 것을 차지하는 냉정함에 있다고 해도 개선의 여지가 있는 부분이다. 새로운 앨범 발표에 앞서 상투적이지만 절묘한 이슈잡기에 또한번 성공한 이효리는 연예매체를 평정했다.
1단계 전략을 모두 소화한 이효리는 이제 기자들을 직접 만나 인터뷰를 하는 2단계에 돌입했다. 오늘 한 포털사이트 뉴스면을 장식하고 있는 이효리 관련 기사를 보자. 용비어천가를 뛰어넘는 '효리어천가'에 가깝다.
기자들이 쏟아낸 말의 성찬과 화려한 수사는 이효리만이 차지할 수 있는 영광처럼 보인다. 옛날에 눈물나는 빵 한번 안먹어 본 사람 없다고 한다. 하지만 언론의 주목한번 못받는 무명가수, 신인가수들 입장에서 보면 분명 공평한 게임은 아니다. 얼마 전 유명을 달리한 한 여가수의 유족은 장례가 끝날 때까지 언론에 적대적이었다.
이유는 '그토록 한번만 써달라고 할 때 당신들은 어디에 있었나'였다. 기자를 해오면서 느끼는 바지만 언론은 평등하지도 않고 객관적이지도 않다. 나름 노력은 하겠지만 언론을 움직이는 데는 역시나 힘의 논리가 가장 손쉽게 통용된다.
인터뷰는 기사 중에서도 양면성이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속성을 갖고 있다. 특히나 유명스타에 대한 인터뷰는 솔직함을 담기 어렵다. 그들은 틀에 박힌 발언을 하거나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할 뿐이다.
연예산업이 거대 기업화되면서부터는 아예 언론에 보도될 내용과 보도해서는 안될 내용이 인터뷰 현장에서 곧바로 조율되기도 한다. 민감한 질문 따위는 던져보기도 어렵다. 이런 저런 문제를 떠나 인터뷰 대상을 직접 만난 기자는 그에게 비판적이기가 어렵다.
자신이 속한 매체나 데스크가 원하는 인터뷰는 기본적으로 비판이 아니기 때문이다. 경험담이지만 과거에 만났던 한 스타는 인터뷰 기본자세를 떠나 인간적인 면모 자체가 의심스러운 인물이었다. 대중이 보는 이미지와 현실 사이에서는 큰 차이가 있었다.
그럼에도 출고한 기사는 매우 평이하게 좋은 표현 일색으로 꾸민 인터뷰였다. 왜냐면 그렇게 쓰지 않으면 출고가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하나의 예로 다단계 사기꾼들이 범죄자로 전락하기 전 언론에 보도된 인터뷰들을 보라. 아마도 한결같이 대단한 사업가로 묘사해 놓았을 것이다.
인터뷰는 준비된 답변을 뉴스가 되게끔 유려하게 포장시키는 말장난에 불과하다. 그래서 난 인터뷰란 기사형식에 대해 회의적이다. 어쩌면 가장 정확한 인터뷰는 가감없이 전문을 보도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아니 차라리 편집하지 않은 동영상을 보여주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트랙백 주소 :: http://blogsports.sportsseoul.com/tt/news/trackback/111
댓글을 달아 주세요